AI 시대를 살아갈 대학생들에게
발표했던 내용을 정리해보면 좋겠다 싶어 내용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깁니다.
AI 시대를 살아갈 대학생들에게
들어가며
좋은 말은 이미 많다
세상에 뛰어난 사람은 많고 좋은 말도 이미 많다. 커리어를 주제로 한 좋은 세션과 자료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럼에도 와닿지 않는다면 동기부여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게 의대 가지 그랬냐”
그러게 의대 가지 그랬냐… 그러게 카이스트 가지 그랬냐…
우리 아버지가 지금까지도 늘 하시는 말씀이다.
아버지의 경험에서 나온 진심 어린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되지 않았다. 의대는 일단 성적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상태였다. 연구나 공부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때 아버지가 하신 말이 나에게 와닿았다면 더 좋은 선택지를 골랐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도 와닿게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중소 SI에서 시작해 스타트업을 거쳐 지금은 대기업에 있다. 돌아보면 쉽지 않은 길이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동기부여가 되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발표는 내가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지 생각하며 준비했다. 발표를 들은 분들은 내가 겪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
미리 말해두자면, 나도 완벽하지 않다. 지금도 계속 고쳐 나가는 중이다.
AI 시대, 나를 증명하기
무엇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가
AI 시대가 기대되는가, 두려운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불안의 한가운데에는 이런 질문이 있지 않을까 싶다.
AI가 다 해주는데, 나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요즘 채용시장
요즘 채용시장은 쉽지 않다. 신입에게는 더 그렇다. 인턴을 두 번 이상 하는 사람도 많다. 졸업하고 SSAFY, 부트캠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에 들어가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고 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현업에서 기대하는 것
현업에서는 지원자가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기를 바란다. 대학생까지는 시키는 것만 하면 된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시키는 것만 하려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큰 걸 바라지는 않는다. 주니어에게는 주니어만큼만 기대한다. 결국 원하는 건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 곧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나는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 운영해보기
- 글로 남기기
- 오픈소스 기여하기
운영해보기
운영해본 경험만큼 확실한 증명은 없다. 이제 AI로 뭐든 만들 수 있는 시대라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왜 안 하는가.
지식으로 아는 것과 직접 만들고 경험해본 것은 다르다. 사용자가 많을 필요는 없다(물론 많으면 좋다). 사용자가 한 명이라도 들어오기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케이스들이 쌓인다. 책에는 없는 것들이다. 그걸 어떻게 개선했고 어떻게 유지보수했는지, 그 과정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운영한 경험을 기록으로 잘 남겨두자.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어떤 결정을 했고,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남길 수 있다면 가장 좋다.
내 경우는 회사에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K-DEVCON 사이트를 직접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커뮤니티를 tistory에서 운영했지만, AI 시대에 맞게 AI로 구현했고 서버 운영도 직접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으로 글도 쓰고 발표도 한다.
사례
- 진짜 ‘딸깍’으로 다 되나요? — 보수적 개발자가 AI 에이전트로 프로덕트를 릴리즈하며 깨달은 것들
- [POSTMORTEM] 260819 - Oracle Cloud Free Tier 축소로 인한 k-devcon 운영 서버 다운 및 홈서버 이관
- GitHub PR 코드리뷰를 Muse Code로 바꿔보았습니다
- 가성비 커뮤니티 스팸 필터링 구현해보기 (Jev, GPT Luna)
글로 남기기
글쓰기가 왜 중요한가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가 한 일을 쉽게 잊는다. 기록은 기억을 오래가게 한다.
글은 내가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핵심은 경험을 남기는 것이다. 글에 내 경험과 판단을 녹여내자.
글을 쓰면 생각도 정리된다. 쓰는 동안 생각을 구조화하게 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분명해지고, 모르는 것을 채우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AI에게 일을 시킬 때도 결국 글을 쓴다. 글쓰기 연습은 여기에도 도움이 된다.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
“AI한테 xx에 대해서 글 써줘” 하고 끝내지는 말자. 그럴 거면 AI한테 맡기면 되지, 굳이 여러분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업무도 똑같다.
읽히지도 않을 문서는 만들지 말자. 만들었다면 적어도 한 번은 직접 읽어보고 다듬자. 회사에 들어가면 수없이 많은 문서를 쓰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좋은 문서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있으나 마나 한 문서를 만든다.
그냥 글을 남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가치 없는 콘텐츠를 두고 “나 이거 썼습니다” 하고 자랑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팁
-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자. 너무 완벽하게 쓰려고 하면 멈추게 된다.
- 나눠서 쓰자. 한 번에 다 쓰려고 하면 멈추게 되고 멈추면 포기하게 된다.
- 다 쓴 글을 스스로 여러 번 읽어보자.
- 썼으면 공유하자. 누군가 피드백을 해줄 것이다.
- 피드백을 받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자.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 것이다.
- 물론 이불킥은 할 수 있다. 다음에 글을 쓸 때에는 그 부분을 고치면 된다.
오픈소스 기여하기
세상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많고 그 프로젝트들은 기여자를 기다리고 있다. 관심 있는 주제의 프로젝트에 기여를 시작해보자. 잘 활용하면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분야까지 경험해볼 수 있다.
첫 기여는 어려울 수 있다. 기여해본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면 좋다. 오픈소스 기여 행사가 있다면 참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픈소스 선정 예시
나는 Java와 Spring을 주로 쓰고 있었고 AI 시대에 어울리는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싶었다. 그러다 당시 막 활발해지고 있던 Spring AI를 발견해서 집중적으로 기여했다. 지금은 503명의 기여자 중 GitHub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는 14명 안에 들어가 있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
AI와 일하는 법
AI가 다 해주는데, 나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앞에서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이제 누구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항상 옳지는 않다.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판단하려면 나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AI가 무엇을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해야 그 결과가 맞는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려면 도메인 지식을 빠르게 익혀야 한다.
AI가 만든 코드, 믿어도 될까
AI는 코드도 테스트도 잘 만들어준다. 하지만 AI는 주어진 정보 안에서만 케이스를 검증한다. 놓친 케이스는 곧 서비스 장애가 되고 그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세상에는 별의별 케이스가 다 있다. 주어지지 않은 정보를 채우는 힘은 꾸준한 경험과 공부에서 나온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원인을 찾는 디버깅 능력이 필요하다.
진로와 취업
회사 지원하기
회사에 나를 판매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보자. 핵심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회사가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 하는지다.
가고 싶은 회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 능력을 키우자.
그리고 지원할 때 두 가지는 꼭 해두자.
- 지원 공고를 저장해두자. 시간이 지나면 공고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회사마다 전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기록해두자. 다음 절차에서 어떻게 답해야 할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데 쓸 수 있다.
이력서 작성하기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 쓸 필요는 없다. 불필요한 이야기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회사에 보여줘야 할 것만 전략적으로 적자.
행동과 결과를 연결해서 보여주자. 과거에 어떤 행동을 했고, 그 행동으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결과는 가능한 한 정량적으로 보여주자. 수치로 남은 것이 가장 설득력 있다.
이력서 작성 강의는 돈을 내서라도 꼭 들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쓰고 나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꼭 받아보자. 가능하면 선배 개발자에게.
나를 쌓는 법
셀프 브랜딩을 하자
- 나를 알고 찾아온 사람과는 이미 증명이 끝난 상태에서 대화가 시작된다.
- 나를 모르는데 내가 찾아간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나를 증명해야 한다.
경험을 장기적으로 쌓자
한 번 해본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냥 이력서 한 줄 채우려고 했네”로 보일 수 있다. 꾸준하다는 것을 보여주자. 처음에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하면 나를 아는 사람이 점점 생기고 아는 사람이 생기면 그게 기회로 이어진다.
유행을 너무 따라가지는 말자
고전을 공부하자. 살아남은 데는 이유가 있다. 고전만 파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새로운 것들은 빠르게 바뀌고 금방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지금 시작하기
늦었을 때가 정말 늦었다. 그러니 지금 바로 시작하자
나만 뒤처진 느낌이 드는가. 뒤처진 것 맞다. 지금 시작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점이다. 따라잡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더 하자.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너무 많고 그 사람들도 쉬지 않고 노력한다. 따라잡으려면 우리는 더 노력해야 한다.
다만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모든 사람이 앞서 나갈 필요는 없다.
용기를 내자.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자. 링크드인, 커뮤니티, 스터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계속 확인하자.
링크드인에 글도 써보고, 발표도 해보자. 처음부터 큰 무대일 필요는 없다. 작은 기회부터 도전하면 된다.
필요하면 돈도 쓰자. 그건 투자다. 여러분의 미래 연봉에 비하면 훨씬 싸다.
마지막 한마디: 오늘도 발버둥 치자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나는 살아남고 싶다. 어제보다 나은 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발버둥 치자.
FAQ
참가자분들에게 받은 질문들에 답변한 내용 정리
대학교에서 하는 활동은 실제 업무에서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나요?
어떤 활동을 했느냐에 따라 다르다. 업무와 연관이 있는 활동이라면 그 부분을 어필하면 된다.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 HR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학생 또는 신입 개발자로서 회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대기업으로 갈수록 회사는 신입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1인분만 하면 된다. 그런데 1인분만 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회사에 가보면 알 것이다)
사수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많이 대화해보자. (쓸모없는 대화를 하라는 게 아니다)
실제 업무를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열심히 한다”가 아니라 “잘한다”가 중요하다. 잘한다는 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문제를 해결해내는 것이다.
앞으로의 개발자 전망이 궁금합니다.
나도 모른다. 시니어들도 모른다. 변화한 환경에 얼마나 잘,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